제 인생 이대로 괜찮을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중2 여학생입니다 진지한 얘기라 죄송하지만 잘 들어주시면 정말
안녕하세요 저는 중2 여학생입니다 진지한 얘기라 죄송하지만 잘 들어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저는 꿈이 있어요 좋아하는 건 2-3개 정도 되구요. 우선, 제 꿈은 배우였어요. 어릴 때부터 영화를 정말 좋아해서 나도 저런 영화에 나오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영화 엔딩 크레딧에 제 이름 한 번 올려보는 게 소원이였어요. 근데 현실적으로 어렵잖아요. 저희집이 잘 사는 편은 아니기도 하고 운이 따라줘야 하는 일인데 제가 그 일로 성공을 해서 밥벌이는 할 수 있을지도 모르구요. 그래서 제가 연기 다음으로 좋아하는 메이크업을 할까 싶었어요 괜찮은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어서 영화 촬영 메이크업, 분장 등을 하면 그 일로도 엔딩 크레딧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거니까요. 근데 제가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저희집이 잘 사는 편은 아니에요. 제가 배우를 준비하던 메이크업을 준비하던 돈도 많이 들고 성공해서 이름 날리기 힘들고 특히 마음고생이 정말 심할거니까 부모님은 제가 안정적인 일을 하길 바라세요. 근데 저는 부모님이 말하는 안정적인 일들이 (공무원, 군인 등) 싫어요. 그런 분들을 비하하는 말처럼 들릴까봐 말씀 드리지만 그런 의도는 절대 아니구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오랫동안 꿈꿔오던 일이 있는데 그걸 현실적인 문제로 잃는게 너무너무 싫어요. 근데 그렇다고 제 고집 부려서 하고 싶은 일 하는 건 부모님한테 너무 죄송해요. 꼭 제가 부모님 등골 빨아먹는 것 같아서 제가 너무 싫고 짜증나는데 그 일을 못하게 되면 정말 저는 너무 막막할 것 같아요 여러분이 봐도 뭐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죠 저도 사실 모르겠어요.. 사실 오늘 저녁 식사 중에 어쩌다가 제 미래 얘기가 나왔는데 제 속을 다 알던 아빠 얘기 듣다가 너무 막막하고 죄송해서 울어버렸거든요. 정 하고 싶으면 너는 아무 걱정 하지 말라고 니가 왜 그런 걱정을 하냐고 어떻게든 엄마아빠가 도와줄게 그러시는데 그냥 미안했어요. 또 이렇게 짐만 되는구나 싶어서 계속 방에 와서도 눈물이 났어요. 저도 사실 밖에 나가면 진짜 다른 애들이랑 다를 거 없이 잘 놀거든요 저희 집도 예체능 하기에 좀 힘든거지 큰 문제 없구요 무엇보다 저 진짜 이런 글 써서 그런데 평범하게 잘 노는 애에요 근데 다들 속으로는 이런 걱정 가지고 계시죠? 저만 이렇게 부정적인 생각이 차있는 건 아니겠죠? 정말 모르겠어요… 오늘 갑자기 평소에는 진짜 중2답다가 이런 일들이 생겨서 이런 얘기 부모님께 말하는 건 또 짐이 되고 상처만 되길 것 같아서 풀 곳이 없어 여기에라도 얘기 해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읽어보니 중학교 2학년이라는 나이에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꿈을 향해 가고 싶은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는데요.
배우라는 꿈, 그리고 영화 엔딩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는 소망은 멋진 꿈이랍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걸 잘 알고 계시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또 다른 길을 생각하신 것도 아주 성숙한 고민이라 여겨요. 영화 메이크업이나 특수 분장 분야도 예술의 한 영역으로 알고있고 충분히 창의적이고 의미 있는 길이라 보이거든요.
부모님께서 안정적인 직업을 권하시는 이유도, 질문자님을 사랑하시고 걱정하셔서 그렇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계시겠죠?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의 격려마저도 미안하게 느껴지는 마음, 충분히 이해됩니다. 하지만 부모님께는 질문자님이 짐이 아니라 소중한 자녀이기에 그런 말씀을 하셨을 것입니다.
한편, 현실이라는 벽 때문에 자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꿈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막막함과 두려움, 그리고 주변을 걱정하게 만드는 자신에 대한 안타까운 감정도 고스란히 전해졌는데요.
누구나 꿈을 향해 나아가는 길에서 이런 복잡한 마음을 마주하게 돼요. 혼자만 이런 생각을 하시는 게 아닐거에요.
중요한 건 그 꿈을 지금 바로 이뤄야 한다는 부담보다는 그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준비를 해보는 것입니다. 꼭 한 번에 확신이 들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어도, 대학에 가서도, 또 그 이후에도 그 방향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고, 늦지 않거든요. 무엇보다 질문자님이 지금처럼 자신을 정직하게 돌아보고,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어떤 일을 하든 깊이 있게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오늘 같은 날에는 조금 울어도 괜찮습니다. 눈물이 나올 만큼 간절하고 진심이라는 뜻이니까요. 이런 감정은 결코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 감정이 질문자님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좋은 어른으로 자라게 할 거예요.
마지막으로 어떤 길을 가시든, 그 길에서 늘 웃을 수 있기를 바랄게요.